입을 빼죽 내밀고 무무- 하는 소리를 내며 츠키나가 레오는 투덜거렸다. 그러면서 세나 이즈미와 잡은 손을 놓지 않고 입으로만 불만을 늘어놓았다. 세나 이즈미의 오른손을 잡고있는 츠키나가 레오의 왼손 약지에는 반지 두 개가 자리 잡고 있었다. 세나 이즈미의 왼손도 마찬가지로 약지에 반지 두 개가 끼워져있었다.
“그러니까 미안하니까?”
미안함이라고는 1g도 담겨있지 않은 얼굴로 세나 이즈미는 웃었다. 밤의 모래사장에 그의 나직한 웃음소리가 울려퍼졌다. 이 애매한 시기의 바다에는 찾는 사람이 없어 소음과는 거리가 멀었다. 있는 것이라곤 굴러다니는 맥주캔 따위의 쓰레기와 두 사람 뿐이었다. 반지를 서로 하나씩 준비해 결국 그 반지를 같이 끼게 되는 해프닝을 겪은 후 두 사람이 찾은 곳은 이 어두컴컴하고 볼 것 없는 바다였다.
“그러고보니 하고 싶은 말은 없어?”
프로포즈 하면서 멘트정도는 생각해봤을거 아냐? 지금이라도 들어주겠다며 세나 이즈미는 뻔뻔한 표정을 지었다. 듣고싶다가 아닌 들어주겠다. 라는 말에서 오만함이 뚝뚝 묻어나왔다. 그런 세나 이즈미를 보던 츠키나가 레오는 고민하는지 눈을 감은 채 으음- 하는 소리를 냈다. 참을성 있게 기다려주던 세나 이즈미는 츠키나가 레오의 고민이 5분을 넘어가자 빨리 말하라며 윽박질렀다. 그에 츠키나가 레오는 세나는 바보! 너무해! 하며 자신의 서러움을 토해냈고 이 쓸데없는 실랑이는 그로부터 10분 후에나 종결됐다. 입씨름에 지친 세나 이즈미가 포기했을즈음, 츠키나가 레오가 맞잡은 손에 힘을 줬다.
“예전부터 생각했어, 세나의 곁에는 나보다 더 좋은 사람이 곁에 있어야 한다고.”
자신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나같은게 있어봤자 악영향만 미치는게 아닐까. 그럼에도 그 말을 꺼내지 못한 이유는 츠키나가 레오의 옆에 다른 누군가가 있는 상상을 하면 부아가 치밀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가 방금 독촉했던게 프로포즈 멘트가 아닌 이별의 말이었던가? 세나 이즈미는 속에서 울컥 치미는 화를 억눌렀다. 다년간의 연애 기간으로 세나 이즈미는 츠키나가 레오의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함을 학습한 상태였다. 세나 이즈미는 계속 말해보라는 듯 고갤 살짝 끄덕였다.
“아마 세나에게 나는 최선의 사람이 아닐거고, 나에게 세나도 그럴거라고 생각해.”
“...레오군, 앞으로 말 잘 하는게 좋을거야. 이후 네 말에 따라 이 반지를 바다에 던질지 말지 결정할거니까.”
츠키나가 레오가 준 반지를 만지작거리며 세나 이즈미는 맑게 웃었다. 아까는 경황이 없어서 눈치채지 못했지만 저렇게 웃는 세나 이즈미는 위험하다. 당장이라도 반지를 빼서 새까만 바다에 던져버릴 것 같아 츠키나가 레오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튼, 세나 나는 너한테 선택하게 하고 싶었어.”
츠키나가 레오는 걸음을 멈추고 세나 이즈미의 앞에 섰다. 세나 이즈미의 왼손을 붙잡고 그 왼손의 끝에 가볍게 입맞추고는 웃었다.
“언젠가 올지도 모르는 최선을 기다릴래? 아니면 이런 나라도 괜찮다면 같이 살아갈래?”
편파적인 선택지를 줘놓고 뭘 선택하라는 건지. 세나 이즈미는 어처구니가 없어 픽 웃음을 흘렸다. 세나 이즈미는 츠키나가 레오가 붙잡은 제 왼손에 힘을 줘 츠키나가 레오의 몸을 제 쪽으로 당겼다. 능숙하게 츠키나가 레오의 허리를 끌어안고는 밉살스러운 입에 짧게 입맞췄다. 얼빠진 얼굴을 한 츠키나가 레오를 보며 세나 이즈미는 보란 듯이 웃어보였다.
“어쩔 수 없지. 살면서 항상 최선만 선택할 수는 없잖아?”
마지막 대사를 위해서 쓰고 싶었던 글이었습니다() 처음 쓰고 싶었던 것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이것이 인생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