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이즈] ipod *라이온하트 대스포주의*
여름과 가을 사이의 선선한 날이 이어지는 때였다. 방과 후, 혼자 남은 세나 이즈미는 책상 서랍에 손을 넣었다. 예상했던 것과 다르게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아 당혹감을 느꼈다. 손을 좀 더 뻗어 더듬어 봐도 고개를 숙여 책상 서랍 안을 들여다봐도 원하는 것이 보이지 않았다. 가방의 내용물을 쏟고, 바지 주머니를 뒤져봤지만 손은 여전히 비어있었다. 어디서 잃어버렸지? 누가 가져간건가? 순식간에 목구멍이 갑갑하게 조여들었다. 소중한 물건이다. 그 녀석과 자신을 이어주는 유일한 물건이었다. 몸에 떼어놓지 말았어야 했는데. 자신의 안이함에 눈물이 터졌다. 세나 이즈미는 부러 눈을 꾹 감고 천장을 향해 고갤 들었다. 감싸쥔 주먹에 힘이 들어가 부들부들 떨렸다. 혹시나 집에 있을 가능성을 생각하면서 애써 울음을 참았다. 세나 이즈미는 토해내듯 한숨을 내쉬고는 바닥에 쏟아놓은 가방의 내용물을 정리했다. 바닥에 떨어지는 눈물들을 보고 어설프게 소매로 눈을 비볐다. 일단 집에 가자. 찾아보고 없으면 교내 sns에 잃어버린 물건을 찾는다고 올리고-.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려고 해도 치밀어오르는 서러움과 자기혐오에 몸서리가 쳐졌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소중한 물건을 짧은 시간이라도 함부로 두는게 아니었는데.
다음날 세나 이즈미는 눈이 퉁퉁 부은 채 등교할 수밖에 없었다. 얼음찜질로 얼추 가라앉혔지만 붓기가 남은 눈가와 충혈된 눈은 그가 어젯밤 무슨 일을 했는지 여실히 보여줬다. 결국 이런 꼴을 남에게 보여줄 수는 없다고 생각한 세나 이즈미는 수업을 듣지 않기로 결정했다. 교내 sns에 올린 글에 무언가 달리지는 않았는지 수시로 확인해봤지만 특별히 새로운 것은 없었다. 세나 이즈미는 스마트폰의 화면에 이마를 몇 번 박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우연히 시선이 닿은 창문의 너머에는 지금 가장 보기 싫은 사람이 있었다. 뒤뜰에서 대체 무슨 짓을 하는지 오렌지색 머리통이 움직이고 바닥에는 악보 쪼가리들이 널부러져있었다. 다른 의미로 한숨이 나왔다. 시선을 느꼈는지 그가 세나 이즈미를 올려다봤다. 곧 그는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 주머니를 뒤지더니 무언갈 손에 쥐고 보여주듯이 흔들었다. 그 물건이 무언인지 인식한 세나 이즈미는 창문을 거칠게 열고 고갤 내밀었다.
“너 딱 가만히 있어!”
그는 영문모를 얼굴을 했지만 세나 이즈미는 보지 못한채 뒤뜰로 달려가고 있었다. 누군가 인사하는 것도 뛰지 말라는 잔소리도 모두 귓등을 타고 흘러내렸다.
*
쉬지도 않고 달린 탓에 옆구리가 쑤셨다.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세나 이즈미는 츠키나가 레오를 노려봤다. 그의 손에는 여전히 제가 찾던 물건이 있었다.
“너, 너, 그거 어디서, 났어?!”
부족한 호흡에 말을 더듬었지만 말투만큼은 날카롭기 그지 없었다. 츠키나가 레오는 눈을 몇 번 끔뻑였다.
“세나 책상에서...?”
범인이 밝혀지는 순간이었다. 세나 이즈미는 그 자리에 철푸덕 앉았다. 순식간에 다리에 힘이 풀렸다. 어제 하루종일 고생한 것들이 생각났다.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여전히 쑤셔오는 옆구리와 모자란 숨에 단지 쌕쌕거릴 수 밖에 없었다.
“세나 울어?”
그 말에 눈을 깜박이자 눈물이 턱에서 바닥으로 툭툭 떨어졌다. 흐린 시야로 츠키나가 레오의 당황한 얼굴이 보였다. 그는 이 상황을 전혀 이해하고 있지 않았다. 그 표정에 되려 화가 치밀었다.
“너 때문이잖아! 네가, 네가, 멋대로 아이팟을 가져가서-”
울음에 목이 메여 뒷말을 잇지 못하고 세나 이즈미는 꺽꺽댔다. 안도감과 짜증이 섞여 복잡한 감정들이 세나 이즈미를 괴롭게 했다. 츠키나가 레오는 여전히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왜? 원래 그냥 가져가도 별 말 없었잖아?”
흐느끼던 세나 이즈미는 그 말을 듣고서 저도 모르게 몸을 굳혔다. 아, 그랬었지. 그런 시간들이 있었다. 아이팟이 없어지면 그 다음날 츠키나가 레오의 손으로 돌려받았었다. 그렇게 받은 아이팟에는 새로운 곡들이 넣어져 있었다. 그제서야 츠키나가 레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세나 이즈미와 동시에 그도 알아차렸다. 과거와 현재에 생겨버린 간극. 세나 이즈미와 츠키나가 레오 사이에 생겨버린 간격. 이해받았던 것을 이해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자 선명하게 그 거리감이 느껴졌다. 세나 이즈미는 우는 것을 멈추고 손등으로 제 눈을 비볐다. 간신히 가라앉힌 눈이 다시 부을 것 같았다. 고갤 들고 츠키나가 레오와 눈을 맞추곤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지마, 다시는 말도 없이 가져가지마.”
츠키나가 레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누그러진 눈썹을 하고 억지로 입가에 미소를 띄웠다.
“응, 미안해. 잘못했어.”
츠키나가 레오는 세나 이즈미의 손에 아이팟을 쥐어줬다. 세나 이즈미는 아이팟을 양 손으로 감쌌다. 어색한 정적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도서실에서 책 뒤에 끼워넣는 것처럼 카드라도 만들어서 줄까?”
츠키나가 레오는 장난스럽게 웃었다. 세나 이즈미에게서 헛웃음이 나왔다. 어이없음과 섞인 허, 하는 짧은 웃음이었다. 엉망진창인 얼굴로 조금 더 웃더니 금새 표정을 굳히고 츠키나가 레오를 바라봤다.
“바보 아냐? 요즘은 책 뒤에 끼우는 카드 안 쓰거든? 도서실을 대체 언제 가보고 안 가본거야?”
그 머냐 마지막에 둘이 웃는 것은 둘의 관계의 회복을 암시하는 것이며...(교과서식 해설하기)
라이온하트에 그 멋대로 가져가서 음악을 넣어왔다를 >> 세나한테 말도 안 하고 아이팟 가져가서 다음날 돌려주는 레오로 적당히 망상했습니다...
이거 올리려고 하는데 레오이즈 배포전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ㅇ0ㅇ 흥해라 흥해라